2020. 1. 19. 22:51ㆍ2020/완료
주변 지인들이 서울에 거주하고 싶은 이유로 '문화생활'을 꼽을때면 나는
"지금은... 밖에 잘 나가고 그래..? 서울 오면.. 사람이 달라질 것 같아...?" 하고 말한다.
나도 서울 살면 주말마다 콘서트가고 연극 보고 그럴 줄 알았지.. 방구석 1열이면 양반이고요?
그야말로 문화생활 민초였던 나. 그 중에서도 가장 거리가 멀었던 게 바로 전시회였다.
<알폰스 무하> 전시회는 인터넷에 올라온 후기로 먼저 접했는데
일단 그림이 너무 마음에 들었을 뿐더러 타로카드의 모티브? 카드캡터체리?
도슨트를 들으면 좋다고..? (지나치게 귀가 얇은 편)
내리기 전에 꼭 가야겠다 결심하고 담날 오프인 데이로 날짜까지 정해놨는데
꼭.. 이런 날은 수술 복이 넘치더라ㅠㅠㅠㅠㅠㅠㅠㅠㅠ
너무 힘들기도 하고, 시간도 아슬아슬해서
옷갈아입고 퇴근하면서 갈까..말까.. 선생님 갈까요..?말까요..? 고민하다가
오늘이 아니면 못 갈 것 같다는 생각에 삼성역 마이아트뮤지엄으로 향했다
삼성역에 도착하니 이미 여섯시...도슨트는 못듣겠구나..하면서 오디오안내까지 결제하고 전시장 안에 들어갔는데
왠열..입구에 모여있는 사람들 ㅠㅠㅠㅠㅠ 진짜 ㅠㅠㅠ 너무너무다행이었다
사실 전시회는 한 두번 기웃거려 봤어도 도슨트는 완전 처음인지라
어떻게 하는 건지도 모르고.. (돈 내고 듣는 건줄 알았음) 그냥 다들 좋다니까 듣고싶었던 거 였는데
도스트님께서 말을 너무 잘하셔서 깜짝 놀랐다.
TVN <책읽어드립니다>에서 설민석선생님 악개인데
이건 마치 전시회장에서 현강듣는느낌.. 무하 일타강사세요..?
무하의 그림이 포스터인지도 몰랐고.. 확실히 아는 거라곤 카드캡터체리 뿐이라
괜히 힘들여 가서 돈만 버리고 나오는 거 아닌가 ㅠㅠ 하는 걱정이 있었는데
도슨트 안들었으면 후회할 뻔 했다
정우철도슨트님의 가이드를 들으면서 전시회장을 돌고 나니
알폰스 무하랑 아는사이 된 것 같고 막... 내 옆집에 김무하 그 옆집에 박로댕 살 것 같음
이왕 결제했으니 오디오가이드를 들으면서 마음에 드는 그림 위주로 한 번 더 돌았는데
아는만큼 보이는 데는 그림만한 게 없다고, 너무 좋았다.
제가 뼛속까지 이과라 설명을 잘 못해서 그렇지 암튼 엄청 좋았다구요..ㅠ 말잇못..
가장 인기있는 그림은 황도 12궁과 지스몽다라고 하셨는데,
개인적으로는 로도향수의 흑백버전과 모라비아 교사 합창단이 좋았다.
눈 돌리는 순간 아이컨택했고요..눈빛 걍 미쳤음 완전 분위기 압도템임
이 그림은 도슨트분도, 오디오 가이드에도 설명은 없었는데
그림에 쓰인 빨강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오래 보고있었다.
나오는 길에 폰케이스도 샀다. 관종이라 자랑 오천번하고 이제 오천 한번째;
여지껏 주변 사람들이 가자고 하면 따라가기만 했지, 내가 가고싶어서 보러 온 전시회는 이번이 처음이었는데
좋은 기억으로 만들어주신 정우철 도슨트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:-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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